
중국의 인공지능 교육정책이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초기에는 학교에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학습자료를 보급하는 데 무게를 두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교사 양성과 교육과정, 수업방식, 학생평가를 함께 바꾸는 방향으로 정책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인공지능을 수업에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체제 전체를 인공지능 시대에 맞게 다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다.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교육발전 제15차 5개년 계획》은 기초교육 12년의 교육과정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고 우수한 교육과 학습자료의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교육을 서로 분리된 과정으로만 보지 않고, 학생이 성장하는 12년 동안 무엇을 어떤 순서로 배워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결합하면 학생의 학습과정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같은 교실에서도 어떤 학생은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학생은 문장은 알지만 문제에 적용하지 못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학생의 정답과 오답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풀이시간, 반복적으로 틀리는 내용, 학습순서 등을 분석해 서로 다른 보충자료를 제시할 수 있다.
중국의 주요 사범대학들도 변화에 참여하고 있다. 베이징사범대학은 중국과학원대학과 우수 교사 양성사업을 추진하고, 베이징항공항천대학과는 ‘인공지능+교육’ 협력에 나섰다.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과 인공지능·공학 분야에 강점을 가진 대학이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같은 협력은 앞으로의 교사에게 교과지식뿐 아니라 데이터 해석 능력과 인공지능 활용 능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교사는 인공지능이 만든 수업자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용이 정확한지 검토하고 학생 수준에 맞게 수정하는 교육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은 수업 준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교사가 학습목표를 입력하면 수업지도안과 활동지의 초안을 만들고, 난이도가 다른 평가문항을 제안할 수 있다. 외국어 수업에서는 학생의 발음을 분석하고 문장을 자연스럽게 고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행정문서와 반복적인 통계업무를 줄이는 데도 유용하다.
그러나 편리함만 강조하면 위험이 생긴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시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자료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학생의 성적과 행동정보가 외부 플랫폼으로 전달될 경우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능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중국 AI교육정책의 핵심은 인공지능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원칙으로 사용하는가에 있어야 한다. 교사가 최종적으로 내용을 검증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데이터 활용범위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는 학습활동과 토론·글쓰기·실험·협력수업도 함께 유지해야 한다.
한국도 디지털교과서와 생성형 인공지능을 학교에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을 먼저 결정하고 교사에게 사용법을 전달하는 방식만으로는 현장의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다. 교사가 직접 수업사례를 만들고 효과와 문제점을 검증한 뒤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중국의 정책은 한국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AI교육은 태블릿과 프로그램을 보급하는 사업인가, 아니면 교육과정과 평가를 바꾸는 교육개혁인가. 한국 역시 인공지능 활용 횟수보다 학생의 이해도와 창의성, 교사의 업무 부담,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교사를 대신하는 미래보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교사와 그렇지 못한 교사 사이의 차이가 커지는 미래다. 결국 AI교육의 성패는 기계의 성능보다 교사의 전문성과 학교의 판단체계에 달려 있다. 중국이 추진하는 교육체제의 재설계가 실제 교실에서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참고자료
中国人工智能教育正在重新设计课堂
政策重点从设备普及转向教师培养、课程建设与评价改革
中国的人工智能教育政策正在进入新的发展阶段。早期政策主要重视向学校提供数字设备和网络学习资源,如今则开始利用人工智能推动教师培养、课程体系、教学方式和学生评价的整体改革。这不是在原有课堂中简单增加人工智能工具,而是试图按照人工智能时代的要求重新设计教育体系。
中国国务院印发的《教育发展“十五五”规划》提出,要统筹设计基础教育十二年课程体系,并扩大优质课程和学习资源供给。这意味着小学、初中和高中不再只是相互分离的教育阶段,而要根据学生十二年的成长过程,系统安排学习内容及其先后顺序。
人工智能与课程体系结合后,可以更加细致地分析学生的学习过程。在同一间教室里,有的学生可能没有掌握词语,有的学生虽然理解句子,却不会把知识应用于实际问题。人工智能不仅可以判断答案是否正确,还能分析答题时间、反复出现的错误以及学习顺序,为不同学生提供不同的补充材料。
中国主要师范院校也在参与这一变化。北京师范大学与中国科学院大学共同推进优秀教师培养项目,并与北京航空航天大学开展“人工智能+教育”合作。师范院校开始与在人工智能和工程技术方面具有优势的大学共同设计教师教育项目。
这种合作建立在一个重要判断之上:未来教师不仅需要掌握学科知识,还要具备数据分析和人工智能应用能力。教师不能成为直接使用人工智能生成内容的人,而应成为能够检查内容是否准确、并根据学生水平进行调整的教育专家。
人工智能也可以协助教师准备课程。教师输入学习目标后,系统可以提供教学设计和学习任务单初稿,并设计不同难度的评价题目。在外语教学中,人工智能可以分析学生发音,帮助修改不自然的句子,也可以减少行政文件和重复统计工作。
但是,如果只强调便利,也会产生新的风险。生成式人工智能可能提供错误信息,甚至编造不存在的资料。如果学生成绩和行为信息被传送到外部平台,还可能造成个人信息泄露。学生过度依赖人工智能,也可能削弱独立思考和组织语言的能力。
因此,中国人工智能教育政策的关键,不应是使用人工智能的次数,而应是按照什么原则使用。教师必须对教学内容进行最终审核,学生和家长也应了解数据的使用范围。学校还应继续保留不使用人工智能的讨论、写作、实验和合作学习活动。
韩国也在推动数字教科书和生成式人工智能进入学校。但如果先确定平台,再要求教师学习使用方法,很难形成真正的课堂改革。更合理的方式是让教师参与设计教学案例,验证实际效果和问题,并将结果反馈到教育政策之中。
中国的变化也给韩国提出了一个重要问题:人工智能教育究竟是一项设备和软件普及工程,还是涉及课程和评价方式的教育改革?韩国也应以学生理解能力、创造力、教师工作负担和个人信息保护水平为中心评价政策效果。
未来最可能出现的情况,并不是人工智能完全取代教师,而是善于使用人工智能的教师与不会使用人工智能的教师之间出现更大差距。归根结底,人工智能教育能否成功,取决于教师专业能力和学校的教育判断,而不仅是机器的性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