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속 보도] 중국 교육부 중외언어교류협력센터와 HSK 시험 주관기관은 3.0판 HSK를 2026년 12월 13일부터 전 세계에서 정식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31일 시작된 글로벌 시행시험은 9월 20일 제2차 시험을 거친 뒤 12월 정식 시험으로 연결된다. 오랫동안 예고됐던 HSK 개편이 마침내 준비와 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시행단계에 들어가는 것이다.
본지는 앞선 보도의 후속 보도이다.
이제 관심은 ‘HSK 3.0이 언제 시행되는가’에서 ‘시험과 중국어교육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로 이동해야 한다. HSK 3.0은 문제 일부를 바꾸거나 단어 수를 늘리는 정도의 개편이 아니다. 등급체계와 평가영역, 말하기시험, 어휘·한자·문법 기준, 중국 유학과 취업에 필요한 능력의 개념을 함께 바꾸는 전면적인 시험 개편이다.
오는 9월 20일 실시되는 제2차 글로벌 시행시험은 12월 정식 시험을 앞둔 마지막 대규모 실전검증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시험은 1급부터 6급까지를 대상으로 하며, 시험장 여건에 따라 지필시험 또는 컴퓨터 기반 시험으로 진행된다. 시험문제뿐 아니라 접수, 신분확인, 문제전송, 듣기 재생, 말하기 녹음, 답안회수, 채점과 성적표 발급까지 전체 운영과정을 점검하게 된다.
첫 번째 글로벌 시행시험은 지난 1월 31일 아시아·유럽·아프리카·미주·오세아니아 일부 시험장에서 실시됐다. 첫 시험이 새로운 체계의 기본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면, 두 번째 시험은 참여 범위를 확대해 실제 정식 시험과 유사한 환경에서 안정성을 검증하는 성격이 강하다. 이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는 12월 정식 시험의 시험장 운영과 응시자 안내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HSK 3.0의 기본 구조는 ‘3단계 9등급’이다. 1~3급은 초등 단계, 4~6급은 중등 단계, 7~9급은 고등 단계에 해당한다. 7급·8급·9급은 각각 별도의 시험에 응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고등급 종합시험을 치르고 성적에 따라 최종 등급을 판정받는 구조다.
등급별 능력 설명을 살펴보면 개편의 방향이 더욱 분명해진다. 1급은 생활 장면에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준, 2급은 생활·학습·업무 장면에서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3급은 같은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4급은 생활·학습·업무 상황에서 완전하고 연결된 의사소통을 하는 능력, 5급은 업무와 학업 상황에서 정확하고 적절하게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6급은 직장·학업·일반 전문분야에서 풍부하고 유창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준이다. 7~9급은 직업·전문·학술 상황에서 규범성·유창성·적절성·정확성과 표현의 깊이를 단계적으로 평가한다.
기존 HSK가 듣기·읽기·쓰기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말하기시험인 HSKK가 별도 시험으로 인식됐다면, HSK 3.0은 말하기를 종합적인 중국어 능력의 핵심으로 끌어들였다. 시행시험 기준으로 3~6급 응시자는 해당 단계의 말하기시험을 함께 치르게 된다.
한국 수험생에게는 이 부분이 가장 큰 변화가 될 수 있다. 그동안 대학 입학이나 취업에서 HSK 필기 성적만 요구하면 말하기시험을 준비하지 않는 학습자가 많았다. 문제집을 반복해 풀고 단어를 암기하면 비교적 높은 급수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새 시험에서는 실제로 듣고 이해한 뒤 자신의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공개된 시행자료에 따르면 3급은 필기 약 83분과 말하기 약 15분, 4급은 필기 약 85분과 말하기 약 20분으로 구성된다. 5급은 필기 약 110분과 말하기 약 23분, 6급은 필기 약 125분과 말하기 약 23분이다. 지필시험 시간에는 개인정보 작성과 답안지 표기시간이 포함되고 말하기시험에는 준비시간이 포함된다.
말하기시험이 결합되면 단순히 시험과목 하나가 추가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중국어 학습의 순서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학생은 단어를 눈으로 보고 뜻을 맞히는 데서 끝나지 않고, 발음을 듣고 정확하게 따라 말하며 질문에 즉시 답하고 일정한 시간 동안 내용을 연결해 표현해야 한다.
새 시험대강은 의사소통 과제, 주제, 어휘, 한자, 문법이라는 다섯 축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공개된 분석자료에 따르면 전체 대강은 400쪽이 넘으며, 생활 장면에서 시작해 학업·직장·전문·학술 상황으로 단계적으로 확장된다. 단어를 몇 개 외웠느냐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현을 사용해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중시하는 구조다.
어휘학습도 달라져야 한다. 한국어 뜻과 중국어 단어를 일대일로 연결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进行’을 단순히 ‘진행하다’로 암기하지 말고 ‘进行调查’, ‘进行讨论’, ‘进行比较’처럼 자주 결합하는 표현을 문장 속에서 익혀야 한다. 비슷한 단어의 의미와 사용범위도 함께 구분해야 한다.
한자 평가에서는 ‘읽을 수 있는 글자’와 ‘직접 써야 하는 글자’를 구분하는 방향이 강화됐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입력에 익숙한 학습자는 글자를 보면 알지만 손으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필시험을 선택하는 수험생은 자주 쓰는 한자의 부수와 구조, 획순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컴퓨터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에게도 한자 실력이 필요하다. 병음만 입력한다고 시험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병음을 가진 여러 후보 가운데 문맥에 맞는 글자를 빠르게 선택해야 하며, 긴 문장을 입력할 때 발생하는 오자를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 화면으로 긴 글을 읽고 필요한 정보를 찾는 능력도 요구된다.
듣기평가는 단어 하나를 알아듣는 능력보다 전체 상황과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날짜·장소·수량과 같은 구체적인 정보뿐 아니라 화자의 태도, 인물관계, 대화의 목적과 결론을 파악해야 한다. 긴 내용을 듣고 핵심어를 메모하는 훈련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쓰기 역시 배열문제와 빈칸 채우기만으로 준비하기 어렵다. 문자메시지, 생활 안내문, 경험 서술, 의견문과 요약문을 직접 작성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높은 등급에서는 주어진 자료를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7~9급 고등 단계에서는 번역도 중요한 평가영역이다. 번역은 단어를 그대로 바꾸는 작업이 아니다. 원문의 뜻과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고 목표 언어에서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는 대학의 전공수업과 학술활동, 전문 직업환경에서 필요한 언어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기존 HSK 성적의 효력이다. 현재 유효기간 안에 있는 기존 HSK 성적이 12월 13일 이후 자동으로 무효가 된다는 발표는 없다. HSK 성적표는 일반적으로 시험일로부터 2년 동안 유효하며, 실제 입학과 장학금 신청에서의 인정 여부는 각 대학과 운영기관이 결정한다.
따라서 이미 목표 대학의 요구조건을 충족하는 유효한 HSK 성적을 보유한 학생이 무조건 새 시험을 다시 볼 필요는 없다. 먼저 지원하려는 대학과 장학금기관이 기존 성적과 새 성적을 어떻게 인정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학별 모집요강이 개정되면 요구 급수와 점수, 말하기 성적의 필요 여부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
반대로 앞으로 중국 대학 입학이나 국제중문교사 장학금, 대학별 장학금을 준비하는 학생은 HSK와 말하기를 처음부터 함께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일부 대학과 장학금은 이미 HSKK 성적을 요구해 왔다. HSK 3.0의 정식 시행으로 말하기 능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학교와 중국어교육기관도 대비가 필요하다. 기존 HSK 2.0 교재와 문제집을 모두 버릴 필요는 없다. 기초어휘와 문법, 듣기·읽기 자료는 여전히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새 시험의 어휘범위와 과제, 문항구조, 말하기 결합방식을 기준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수업에서는 교과서 대화문을 암기하는 데서 끝내지 말고 배운 표현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자기소개, 학교생활 설명, 여행계획, 의견 발표, 그림 설명, 역할극, 듣고 메모하기와 짧은 글쓰기를 정규수업에 포함하면 교과교육과 HSK 3.0 대비를 함께 진행할 수 있다.
교사 연수도 시급하다. 새로운 어휘와 문법 목록만 소개하는 연수보다 말하기평가의 기준, 서술형 답안의 채점, 컴퓨터 시험 환경과 학생별 피드백 방법을 다뤄야 한다. 한국 학생에게 자주 나타나는 성조·어순·양사·보어 오류를 새 평가체계와 연결한 자료도 필요하다.
12월 13일 정식 시행은 중국어 교재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기존 단어와 문제유형을 반복하는 교재보다 듣기·말하기·읽기·쓰기·번역을 연결한 종합교재의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모의시험과 음성인식, 발음평가, 중국어 입력훈련을 결합한 디지털 콘텐츠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험 개편이 중국어교육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 중국어교육의 목적은 급수 취득만이 아니라 중국어로 의사소통하고 중국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며 다른 문화의 사람과 협력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다. HSK 3.0 역시 이러한 실제 언어능력을 더 정확하게 평가할 때 의미가 있다.
9월 20일 제2차 글로벌 시행시험은 12월 13일 정식 시험을 앞둔 마지막 대규모 리허설이다. 시험장 운영과 말하기 녹음, 지필·컴퓨터 시험의 안정성, 채점과 성적표 발급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는 정식 시험에 반영될 것이다. 응시자와 교사, 교육기관은 그 결과와 추가 안내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HSK 3.0의 출발은 이제 확정됐다. 남은 질문은 시행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중국 대학과 장학금기관이 새 성적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이다. 한국 수험생에게 가장 필요한 대응은 소문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공식 대강과 모의문항을 확인하고, 듣기·말하기·읽기·쓰기 능력을 균형 있게 기르는 것이다.
참고자료













